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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7_001.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?

so, what 2017. 3. 12. 18:11

 

김민식. 위즈덤하우스. 2017.

 

 

1장. 영어공부에는 때가 없다.

 -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다시 한 번 더 도전

이라는 챕터에서 《7번 읽기 공부법》의 한 대목을 인용한 부분이 있다.

 

당신이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현재의 자신이 완전히 만족스럽지 못해서가 아닐까? 다시 말해 당신안에는 이미 향상심이 자릴 잡고 있을 것이다. 향상심만큼은 결코 배워서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. 따라서 향상심을 지녔다면 어떤 축복 받은 재능보다 뛰어난 자질을 갖춘 셈이다.

 

내 안에 있는 어떤 무엇이 불만족 본능인지, 겸허와 감사의 결여인지 알 수 없지만 무언가 잘못된 모습을 가진 것이리라 생각했는데 그 이름을 향상심이라 불러주어도 될 것 같다. 이미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공부 (대부분의 경우 늦깍이 공부는 자발적 공부이기 때문에 그 기간에 상관없이 결과가 좋은 편인 것 같다) 라는 걸 해 보았기 때문에, 이번에도 역시 저자의 말처럼 또 한 번 도전해 본다.

 

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해 보겠다는 데 뭐 누가 말리겠으며 마지막이 아니라 한 들 또 어떤가.

모두들 100세 인생이라 하니 덤으로 20년 이상을 살 수 있게 된 기분이지만, 그 20년이 육체적으로는 인생의 가장 나약한 시기라는 점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. 몸이야 어쩔 수 없이 늙어 간다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과 위에서 말한 향상심이란 건 얼마든지 기분 좋게 덤으로 받을 수 있을 것 같다.

요즘 서점에 가면 깜짝깜짝 놀란다. 진열대 구석구석 널부러 앉아 탐독하는 청춘들 사이에 백발의 어르신들을 심심찮게 마주치고 데이트 삼아 나오신 듯 천천히 신간을 둘러보시는 장년의 부부들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.

 

무튼, 아직도 영어공부를 포기하지 못하고 또 도전하겠다 선언하는게 멋적어 공부에는 때가 없다는 흔해 빠진 말로, 내가 향상심이란 걸 갖고 있어 그런거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. ㅎㅎ

 

이 책이 꽤 많은 이들에게 나처럼 다시 도전해 보고 싶게 만든 이유도 책 안에 있다.

 

6장. 결국, 영어는 자신감이다.

 - 사소한 일상은 사소하지 않다.

에서 《몰입의 즐거움》을 인용한 부분.

 

몰입은,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버겁지도 않은 과제를 극복하는 데 한 사람이 자신의 실력을 온통 쏟아부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.

 

영어 공부를 하며 '몰입의 즐거움'을 맛보았다는 필자가 그 비법을 알려 준 셈이다. 

영어를 독학으로 배우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아주 버겁지도 않은 과제라는 것.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 소위 '맘 먹기에 따라 꽤 만만해 보일 수도 있는' 영어책 한 권 달달 외우기 인 셈이다.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 방법이라는거 잘 알고 있는데 밥그릇에 말라붙은 밥풀만큼이나 안 떨어지는 작심삼일 망령 때문에 실패 해 본 사람 많을 것이다.  

 

실제로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 나는 영어동요를 짬짬이 블로그에 올려가며 가사를 적고 달달달 외웠다.

그리고 아이에게 자장가로도 불러주고, 차에서 CD를 틀고 달릴 때도 신나게 따라 부르곤 했던 기억이 있는데

그 노래들 만큼은 지금도 하나도 까먹지 않고 술술 부를 수 있다는 거.

물론, 아이는 내 맘같지 않더라. ㅜㅠ

 

아. 이 정도는 나도 해 볼 수 있겠다 싶은 방법을 제시하며, 다시 한 번 포기가 안 되는 내 영어공부도전에 불을 지폈으니 김민식pd님 영어책 쓰기는 성공하신 것 같다. 다른 서평들 처럼 이 책은 영어공부법 책이 아닌 것 같다.

 

며칠 전 부터 영어암송에 도전하고 있다. 여전히 게으름과 투쟁 중이지만.

이 책 덕분에 블로그를 다시 시작 해야 겠다는 맘도 먹었다. 이번엔 왠지 내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.

 

늘 드는 생각.

 

'한 번 사는 인생 이렇게 흘러가게 두긴 아깝잖아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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